최근, 어머니가 다계통위축증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병의 특성상 진행이 빠르고, 일상생활의 독립이 점차 어려워지는 형태입니다.
얼마 전에는 보행 중 넘어지면서 척추 골절로 수술까지 받게 되었고,
이후 혼자 거주하며 생활하는 것이 불가능해져
현재는 제가 모시고 함께 생활 중입니다.
간병은 단순한 도움이 아니라,
생활 전반이 달라지는 일입니다.
하루의 흐름, 일정, 수면, 식사, 사회적 관계까지
모든 것이 영향을 받습니다.
감정적으로도 쉽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어머니와 저는 평소에 감정 표현이 많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배려하며 살아오긴 했지만,
지금처럼 하루종일 함께하며 돌보는 관계는 처음입니다.
자연스럽게, 크고 작은 갈등과 피로감이 쌓이고
내면적으로 복잡한 감정들이 생겨났습니다.
‘가족이니까 당연하다’는 말이
간병의 어려움을 설명해주지는 않습니다.
간병은 체력, 감정, 시간, 계획, 모든 것을 요구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힘든 지점은,
자신의 삶이 통째로 중단된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입니다.
제 나이는 마흔입니다.
개인적인 인생 계획이 있었고,
지금도 하고 싶은 일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간병이 시작되면서
그 모든 계획과 흐름은 잠시 멈추게 되었습니다.
물론, 가족을 돌보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자기 자신을 돌보는 일도 절대 뒷전으로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현실적인 해결 방법을 조금씩 찾아보고 있습니다.
- 지역 복지관을 통한 장기요양등급 신청
- 요양보호사 단기 방문 서비스 이용 여부 검토
- 의료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원 시스템 정리
- 정기적인 감정 기록 및 생활 루틴 재설계
이러한 방법들이
제게 남아 있는 ‘삶의 균형’을 지켜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간병을 하며 한 가지 분명히 알게 된 사실은,
간병자도 누군가의 도움과 돌봄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감정이든, 시간 관리든, 실제적인 생활 구조든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오히려 간병자 본인의 건강을 해치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도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정을 무시하지 마시고,
도움을 요청하는 데 주저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간병은 고립되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함께 버티고 지지받아야 하는 일입니다.
이 글은 저 자신을 위한 기록이자,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남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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